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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텔라·유자·대추 옷 입은… 나는 일품 빙수다

입력 : 2011.08.11 09:19

서울 서래마을 ‘담장 옆에 국화꽃’의 단호박팥빙수. 놋그릇에 담긴 빙수의 냉기와 함께 아삭아삭 씹히는 대추향이 일품이다. / 이경호 영상미디어 기자 ho@chosun.com

전국 빙수 맛집 12곳
밤대추팥빙수 - 대추로 지친 몸 원기충전
할매팥빙수 - 과일잼 얹혀… 단돈 2000원
말차빙수 - 얼음에 말차 아이스크림 듬뿍

'빙수(氷水)'의 계절이다. 아무리 더운 날에도 시원한 빙수 한 그릇만 뚝딱 비우면 머리끝부터 등줄기까지 싸해진다.

요즘 빙수는 종류도 다양하다. 몸에 좋은 밤대추, 단호박, 말차(抹茶·일본의 전통 가루녹차) 등을 얹은 '건강식 빙수'부터 에스프레소 커피나 와인을 넣은 이색 빙수까지 등장했다. 물론 미숫가루나 젤리, 시리얼, 아이스크림을 얹은 전통 빙수도 여전히 맛있다. 서울에서 새롭게 뜨고 있는 '퓨전 빙수' 전문점과 지방의 터줏대감 빙수집 12곳을 소개한다.

서울 퓨전 빙수 전문점

종로구 인사동길 안쪽에 있는 카페 합(合)의 유자팥빙수(6000원)는 '밥빙수'라 불린다. 밥그릇처럼 생긴 사기그릇에 팥빙수를 담아 놋수저와 함께 내기 때문이다. 유명 떡집 '지화자떡집'에서 실력을 닦은 신용일 셰프가 만든 빙수떡은 입에 녹는 듯 부드럽다. 감자와 찹쌀로 만든 떡 고명에 카스텔라 빵가루를 입혔기 때문. 얼음 사이로 잘게 잘라 넣은 유자 덕에 우유의 비린 맛이 느껴지지 않는다. 몇해 전 이곳에 들른 할머니 손님이 "유자를 넣어달라"고 부탁한 게 계기가 돼 유자팥빙수를 개발했다고 한다. (070)4209-0819

종로구 정독도서관 인근 카페 희동아 엄마다는 떡을 얹은 우유빙수(1만2500원)로 유명하다. 매장에서 직접 만든 쫀득한 인절미와 크랜베리를 넣은 하트 모양 분홍색 설기를 얹어 낸다. 처음에는 유리그릇에 담았지만, 우유얼음이 너무 빨리 녹아 뚝배기에 담기 시작했다. 오랫동안 얼음이 녹지 않고 얼음 아래 깔린 통팥과 콩가루 덕에 끝맛까지 풍부하다. 떡은 빨리 안 먹으면 금방 굳어버리니 바로 입 안에 넣어야 한다. (02)720-0704

“나 약빙수야~”
서초구 서래마을 어귀의 담장 옆에 국화꽃도 떡과 커피가 공존하는 모던 떡카페다. 놋그릇에 담겨 나오는 밤대추팥빙수(7000원)와 단호박팥빙수(8000원)가 여름철 최고 인기 메뉴. 떡과 차가 함께 나오는 세트메뉴(1만3000원)는 한 끼 식사로도 충분하다. 부드럽게 간 얼음 위로 팥과 밤, 쫄깃한 떡을 올렸다. 경산에서 난 대추를 동결 건조시켜 얹은 대추 고명의 바삭하게 씹히는 질감이 독특하다. "따뜻한 성질의 밤·대추가 얼음의 냉기를 중화시킨다"는 게 매니저의 설명이다. (02)517-1157

마포구 홍대 앞 비 스위트 온(Be Sweet On)의 일본식 말차빙수(1만6800원)는 가격이 다소 부담스럽지만 그만큼 화려하다. 경기도 연천산 적두(赤豆)로 만든 빙수팥과 일본산 백옥분(찹쌀의 물반죽 가루)으로 빚은 찹쌀 경단, 수제 말차 아이스크림을 얼음 위에 수북이 올려놓았다. 시즈오카현 모리마치에서 가져온 유기농 말차가루를 녹인 말차 시럽은 따로 나와 향을 입맛에 따라 조절할 수 있다. 2인분이지만 양이 많아 여성들의 경우 넷이서도 먹을 수 있다. 우유를 넣지 않은 대신 아이스크림이 녹으면서 부드러움을 더해준다. 함께 나오는 말차롤과 찹쌀 경단, 따뜻한 말차가 의외로 빙수와 잘 어울린다. (02)323-2370

강남구 신사동 도산공원 인근 카페 아티제의 팥빙수 '네쥬 소르베(neige sorbet)'(1만3000원)는 이름부터가 범상치 않다. 프랑스어로 눈과 얼음과자라는 뜻. 눈꽃처럼 곱게 갈린 얼음 위에 오돌오돌 씹히는 국산 햇팥을 넉넉히 얹었다. 팥 위에 얹혀 있는 한입 크기 찰떡을 얼음과 함께 씹으면 입 안에 고소한 향기가 퍼진다. 모던한 실내 디자인처럼 깔끔한 맛이다. (02)546-1790

용산구 이촌동 동빙고는 멋 부리지 않은 정통 팥빙수로 유명하다. 테이블 8개의 작은 가게지만 항상 북적인다. 충북 보은에서 가져온 팥과 떡, 연유, 미숫가루가 재료의 전부다. "이색·퓨전 등 인공적으로 가미된 맛이 넘치는 때에 오히려 군더더기 없는 담백한 맛을 경쟁력으로 삼았다"는 역(逆)발상이 사람들을 불러 모았다. 대표 메뉴는 미숫가루팥빙수(6500원)와 로얄밀크티빙수(7000원). (02)794-7171

특색있는 지방 빙수집

부산 달맞이길 위에 있는 해오라비는 에스프레소빙수(9000원)와 와인빙수(9000원)가 유명하다. 얼음 위에는 산딸기와 아몬드 슬라이스 등 건강 재료를 얹었다. 레드와인에 과일과 설탕을 넣어 조린 무(無)알코올 레드와인 시럽과 에스프레소 샷은 조그만 잔에 따로 나온다. 굵게 갈린 얼음에 시럽을 부으면 녹으면서 시원한 맛을 낸다. (051) 742-1253

부산 남구 용호동의 할매팥빙수는 저렴한 가격(2000원)이 특징이다. 들어간 재료는 팥, 얼음, 우유, 과일잼이 전부. 사과, 복숭아 등 제철 과일로 만드는 과일잼은 계속 바뀐다. 여름이면 손님들이 많아 할머니부터 온 가족이 함께 팥빙수를 만든다. 단팥죽과 팥빙수만으로 30년 넘게 명성을 쌓아온 부산의 명물이다. 팥빙수를 사철 내내 파는 것도 특이하다. (051)623-9946

대구 중구 루시드의 녹차빙수(1만3000원)는 녹차를 얼려 만든 얼음을 갈아 빙수로 만들었다. 진한 녹차아이스크림 밑에는 통팥과 견과류가 듬뿍 깔려 있다. 초록색 키위로 색감도 통일했다. 반면 팥빙수(1만3000원)에는 바닐라 아이스크림 위에 블루베리가 씹히는 수제 소스를 얹었다. 얼음 밑에 있는 수박과 파인애플 덕에 위에 얹은 토핑이 사라진 뒤에도 풍부한 맛을 즐길 수 있다. (053) 422-7020

전북 전주시 한옥마을에 있는 외할머니 솜씨는 다양한 한국적 디저트를 판매한다. 여름에 인기 있는 흑임자빙수(6000원)는 얼음과 팥 이외에 흑임자 가루를 듬뿍 뿌린 게 특징이다. 방앗간에서 갓 뽑은 떡을 빙수에 얹기도 한다. 매년 가장 맛있는 팥을 찾아 산지를 바꿔가며 조달한다고 한다. (063)232-5804

지역별로 역사가 오래된 향토 제과점들이 만드는 팥빙수도 빼놓을 수 없다. 광주광역시에는 나비 모양 페스추리인 '나비파이'와 깨찰빵으로 유명한 궁전제과가 있다. 이곳의 우유빙수(5000원)는 시리얼을 그릇 바닥에 깔고 그 위에 얼음과 우유, 국산 팥을 올렸다. 팥 위로는 말랑한 찹쌀떡과 밤을 얹었다. 여름철에만 한정 판매한다. 우유빙수 말고도 팥빙수, 딸기빙수, 녹차빙수, 커피빙수 등 종류가 다양하다. (062)222-3477

대전에서는 50년도 더 된 빵집 성심당이 건물 2층에 낸 레스토랑 테라스키친이 팥빙수(4000원)로 유명하다. 사계절 내내 빙수를 맛볼 수 있다. 국내산 팥에 냉동 딸기, 알로에, 찹쌀떡을 얹었다. (070)7734-41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