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0.05.03 17:17

항상 창조적 벤치마킹… 4억명 넘는 이용자 가진 텅쉰QQ


◎ 왜 이 기사를 읽어야 하는가?
한국 젊은이들의 사랑을 듬뿍 받았던 싸이월드가 중국 네티즌에게는 찬밥신세다. 자금력이 풍부한 SK커뮤니케이션(이하 SK컴즈)이 중국에서 네티즌들의 사랑을 받으려고 많은 노력을 했지만 중국 네티즌들은 눈길 한번 주지 않는다. 왜일까? 중국 네티즌들은 15년 동안 일편단심으로 텅쉰QQ와 ‘사랑’에 빠져있기 때문이다. 중국시장에서 사랑 받는 텅쉰QQ의 비결은 무엇일까? (편집자주)


 


15년 전 중국에 가보았다면 뜨거운 차 한잔을 들고 15분 동안 조간신문을 보면서 하루를 시작하는 직장인의 모습을 볼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이제 그들은 업무시작 전 15분 동안 컴퓨터를 보면서 텅쉰QQ 홈페이지의 뉴스를 클릭한다. 텅쉰QQ의 CEO인 마화텅(马化腾)이 바랬던 것처럼 이들은 중국 네티즌에게 온라인 세계의 ‘물’과 같은 존재로 떠오르고 있다.


미국 인구보다 이용자가 많은 인터넷 왕국, QQ왕국
중국에서 인터넷을 사용한다고 하면 QQ를 모르는 사람이 거의 없다. QQ를 이용하는 사람은 현재 약 4억4800명으로 미국 인구의 1.5배다. 동시 접속자수는 최고 8000만 명까지 기록했다. 대한민국의 모든 국민이 함께 인터넷에 접속해 있어도 부족한 엄청난 규모의 숫자이다. 이처럼 텅쉰QQ는 온라인에서 자신들만의 왕국을 만들어가고 있다.


그렇다면 텅쉰QQ는 대체 무엇을 제공하는 회사이길래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몰리는 걸까? 답은 간단하다. 텅쉰QQ는 사람들이 오프라인에서 하던 생활을 온라인으로 그대로 옮긴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보면 된다. 처음에는 서로 온라인 대화를 할 수 있는 메신저QQ에서 시작했지만 이제는 생활의 모든 것을 QQ에서 원스톱으로 할 수 있다. 그리고 중요한 것은 이런 모든 활동을 QQ에 추가된 다른 친구와도 함께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즉, 함께 게임을 즐기고 쇼핑을 하고 카페활동 등을 할 수 있다.


그렇다면 QQ왕국의 재정상황은 어떨까? 한마디로 승승장구하고 있다. 회사 설립이래 매년 50%의 성장률을 보여주었으며 2008년에는 순이익이 4500억 원을 넘었다. 그렇다면 이처럼 중국인의 사랑을 받는 QQ의 경쟁력의 비밀은 무엇일까?


 

텅쉰QQ의 QQ쇼/show.qq.com 화면캡쳐

창조적 벤치마킹: 한국의 싸이월드에서 착안한 QQ쇼
텅쉰QQ의 창조는 벤치마킹에서 시작된다. 상대에게 먼저 배우고 그 다음 자신만의 플러스 알파를 넣는다는 것이 그들의 창조철학이다. 텅쉰QQ의 제품과 서비스 대부분은 이러한 창조적인 벤치마킹을 통해 청출어람의 결과를 가져왔다. 텅쉰QQ의 큰 수입원 중 하나인 QQ쇼의 모태는 한국의 싸이월드다. 2002년, 텅쉰QQ 프로덕트 매니저인 쉬량(许良)은 한국의 인터넷에서 우연히 ‘가상 세계의 작은 사람’에게 옷을 입히는 게임을 만난다. 이것이 바로 싸이월드의 아바타라는 것이다. 아직 아바타라는 개념이 없었던 중국시장에서는 다소 생소하다고 느꼈지만 성공할 것이란 확신은 있었다. 싸이월드의 비즈니스 모델을 그대로 벤치마킹 해 가상에서 예쁜 얼굴, 눈썹, 눈, 옷, 보석 등을 팔았다. 하지만 여기서 중요한 것이 있다. QQ쇼는 싸이월드의 아바타를 그대로 가져온 것은 아니다.


남에게 아름답게 보이고 싶은 것은 모든 사람의 욕망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가상 세계지만 자신의 분신 아바타가 예쁜 옷을 입고 매력적인 눈을 갖기를 원한다. 그런데 그런 소비자 니즈의 근원에는 자기만족보다는 가상의 누군가에게 잘 보이려는 욕구가 있다는 것을 텅쉰QQ는 알았다. 그래서 그들은 아이템 판매를 너머 소비자의 ‘과시하고자 하는 감정’을 판매했다. “바로 이것이 QQ쇼가 지금까지도 소비자에게 지속적으로 사랑 받는 이유다”라고 텅쉰의 CEO는 말한다. 옷은 싸이월드의 도토리와 같은 ‘Q페’라는 가상의 화폐로 구매할 수 있다. 단순히 꾸미는 것을 너머 어떻게 ‘과시하고자 하는 감정’을 판매할 수 있었을까? 텅쉰QQ가 생각해낸 것은 아바타에 등급을 나눈 것이다. 일반 아바타 위에 ‘다이아몬드 귀족’ 아바타라는 상급 등급을 부여하는 서비스를 했다. 일정금액을 내면 ‘다이아몬드 귀족’으로 분류되는데 이들은 귀족의 상징으로 어깨에 다이아몬드가 나타나서 친구나 기타 사람들에게 귀족이라는 신분을 알릴 수 있도록 설계됐다.


최근에는 아바타를 활용한 광고도 수익화했다. 막대한 수의 QQ 회원은 광고주들이 자신의 브랜드를 인지시킬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 때문이다. 나이키는 ‘다이아몬드 귀족’ 회원을 상대로 아바타에게 나이키 운동복을 무료로 입히는 광고를 했다. ‘다이아몬드 귀족’ 회원은 나이키 로고가 있는 옷을 입고 다른 QQ회원들에게 보여줌으로써 나이키 광고 효과를 낸 것이다. 프랑스의 시트로엔(Citroen)은 가상의 자동차를 QQ쇼에서 제공하면서 자신의 브랜드를 인지시키고 브랜드에 대한 충성도를 높이는 데 성공했다고 한다. 이처럼 QQ쇼를 활용한 광고 시장은 아직도 크고 있으며 성장 가능성이 높다.


이처럼 텅쉰QQ는 벤치마킹에 알파를 더해서 소비자들이 원하는 서비스를 제공했다. CEO인 마화텅은 “이처럼 단순 모방을 너머 플러스 알파를 더할 수 있는 밑바탕에는 창조적인 기업문화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창조적 벤치마킹의 숨은 비결은 기업문화
a. 가치관 속에서 자유로운 문화
텅쉰QQ에서는 어떠한 옷을 입어도 간섭하는 사람이 없다. 점심시간이 끝나면 간이식 침대를 펴서 낮잠을 자기도 한다. 텅쉰이 지향하는 것은 이처럼 자유롭고 규제가 없는 문화다. 그렇다고 회사가 아무 규제도 없이 방목하는 것은 아니다. 회사의 가치관을 나타내는 도덕적인 검증은 아주 엄격하다. 한 예로 아주 뛰어난 실력과 창의력을 가진 직원이 해고됐는데, 이유는 그 직원이 출장 택시비용을 실제 지불한 것 이상으로 과다하게 청구했다는 것이 발각됐기 때문이다. ‘정직’이란 회사의 가치관과 위배됐기 때문에 결국 그는 회사를 나가야 했다.


가치관 내에서의 자유로운 분위기는 적극적인 기업문화를 만들었다. 회사에 문제점을 발견하면 숨기고 말하기 꺼려하는 것이 아니라 언제든 자유롭게 말을 꺼내며 모두 함께 그 문제를 해결하려고 노력한다. 예를 들어 어떤 직원이 셔틀버스의 한 노선이 너무 붐비는 것이 불편해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냈다. 상부에서 조사를 해보니 그 노선이 지나가는 지역에 사는 직원들이 많았기 때문이라는 것을 발견하고 같은 노선의 셔틀버스를 3대로 늘려 직원들이 편하게 앉아서 퇴근하도록 개선했다.


b. 지식을 쌓고 평가하고 활용하는 텅쉰창조센터
2006년, 5명의 팀원으로 구성된 텅쉰창조센터가 탄생했다. 이들은 찾아낸 아이디어를 모으고 관리하며 최종적으로 실행하는 업무를 담당한다. 내부에서 ‘텅쉰부화기’라고도 한다.


텅쉰창조센터가 숨어 있는 지식을 찾아내는 방법은 세 가지가 있다. 첫째, 창조적인 벤치마킹을 통해 새로운 지식을 얻는 것이다. ‘지피지기 백전백승’이라고 타사를 연구하면서 찾아낸 새로운 정보와 아이디어를 모은다. 두 번째는 해외의 최신 정보를 통해 새로운 지식을 빨리 얻는 것이다. 이를 위해 미국과 한국지사를 만들었다. 미국지사에서는 매주 미국의 IT산업의 정보를 본사로 보내고 있다. 서울에 있는 한국지사는 인터넷과 게임에 관련된 정보를 수집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지식을 얻는 세 번째 방법은 회사 내∙외부에서 진행하는 ‘창조대회’이다. 여기서는 제품개선이나 신제품 개발의 아이디어를 얻는다. 내부 직원들은 물론이고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공모전을 통해 정보와 아이디어를 모은다. 텅쉰창조센터에서 모아진 모든 아이디어는 일차적으로 전체 직원의 투표를 통해 좋은 아이디어를 걸러낸다. 그 다음 임원들이 선택된 아이디어들의 실행가능여부에 관해 투표한다. 마지막 단계에서 최종 선택된 아이디어에 대해서 전체 직원이 평가한다. 이렇게 3번의 평가를 거쳐 선택된 아이디어는 바로 신제품 개발과 제품의 개선에 활용한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창업자인 빌 게이츠는 직원들에게 텅쉰QQ의 메신저를 가리켜 매우 성공적인 모델이라고 여러 번 말했다고 한다. 그렇다. 텅쉰은 창조적인 벤치마킹을 통해서 소비자의 감성을 건드리며 거대한 인터넷왕국을 만들어 성공했다. 하지만 그들은 멈추지 않는다. 현재 동남아시아부터 시작해 점진적으로 글로벌화를 진행하고 있다. 미국, 유럽과 같은 서구 국가에서 QQ를 사용하도록 만드는 것이 그들의 목표라고 한다.


 


취펑화(崔風華) IGM 연구원 jhchoi@igm.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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